며칠 전 본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 간의 법정 공방이 본격화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총수는 김범석인가 법인인가’라는 점이 쟁점이라는데, 평소 기업 지배구조에 관심이 많던 나로서는 흥미로운 주제였다. 특히 이 사건은 단순한 규제 다툼을 넘어 한국 재계의 ‘총수’ 개념 자체를 흔드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 같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과 이 이야기를 나누면 대부분 ‘당연히 김범석이 총수 아니냐’고 반문하지만, 막상 법적 구조를 뜯어보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쿠팡은 미국 델라웨어주 법인인 쿠팡 Inc.가 지배하는 구조라서 의결권 행사 방식이 일반 국내 기업과 다르다. 김범석 의장은 창업자이지만 쿠팡 Inc.의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는 지배주주라기보다는, 이사회 내에서의 영향력을 통해 회사를 이끌어가는 형태다. 이런 점에서 공정위가 전형적인 재벌 총수 개념을 쿠팡에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정위의 규제를 자주 받는데, 이번에는 ‘총수 일가’의 범위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 의장을 총수로 보고 규제하려 하지만, 쿠팡 측은 회사 자체가 총수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는 법인과 개인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공정위의 입장을 살펴보면, 그동안 대기업 집단 지정 시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특정해 왔다. 예를 들어 삼성의 이건희, 현대차의 정몽구, SK의 최태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쿠팡은 창업자 김범석의 지분율이 10% 미만이고, 의결권도 주식회사 쿠팡이 아닌 쿠팡 Inc.를 통해 행사되므로 기존 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구조는 국내 재벌과 확연히 다른데, 쿠팡이 미국식 지배구조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 Inc.는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김범석 의장도 이사회 결의를 따라야 한다. 이런 점에서 ‘총수’를 개인으로 보는 공정위의 시각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러한 논란의 배경에는 ‘총수’라는 개념의 모호함이 있다. 현행법은 ‘동일인’이라는 개념을 쓰지만, 실제로는 창업주나 최대주주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쿠팡의 경우 의결권 구조가 복잡해 단순히 개인에게 귀속되기 어렵다. 한겨레의 보도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오는데, 계엄 당시 합참 법무실장이 ‘계엄사 협조를 거부하라’고 조언한 일이 법적 판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 보도는 법적 해석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쿠팡 사건에서도 법원이 ‘총수’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기업 규제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법원이 ‘법인=총수’를 인정하면, 앞으로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 지정 시 자연인뿐 아니라 법인 자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반대로 개인을 총수로 인정하면, 창업자 지분이 낮은 기업들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사례를 좀 더 살펴보면, 대기업 집단에서 총수 지위를 둘러싼 분쟁은 드물지 않다. 예를 들어 삼성의 이건희 회장 사후에도 총수 공백 논란이 있었고,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 은퇴 후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쿠팡의 경우는 좀 다르다. 김범석 의장은 창업자이지만 지분율이 높지 않고, 회사 의사결정 구조가 이사회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가 ‘총수’를 개인으로 특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쿠팡의 이사회는 7명 중 5명이 사외이사로, 독립성이 강하다. 김범석 의장도 이사회 의장이지만, 경영 전반은 전문 경영인에게 위임되어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전형적인 재벌 총수 일가의 지배와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쿠팡의 주요 의사결정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며, 김범석 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제한적이다. 따라서 ‘총수=김범석’으로 보는 것은 사실상의 지배력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쿠팡의 성장 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쿠팡은 2010년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과정에서 김범석 의장은 의결권을 희석시켰고, 현재 그의 지분율은 5% 미만이다. 대신 그는 쿠팡 Inc.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전략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러한 구조는 알리바바의 마윈이나 텐센트의 마화텅 등 글로벌 빅테크 창업자들과 유사하다. 이들은 지분율이 낮지만, 회사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차등의결권이나 이사회 장악 등 다른 수단을 활용한다. 쿠팡의 경우, 김범석 의장은 쿠팡 Inc.의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지만, 공정위가 문제 삼는 ‘총수 일가’의 범위는 개인과 그 친족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글로벌 스탠다드와 충돌이 발생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분율이 낮은 창업자도 ‘지배주주’로 간주되기보다는 이사회 내 영향력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전망을 해보자면, 이번 소송의 결과는 기업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법원이 ‘법인=총수’라는 쿠팡의 논리를 받아들이면, 기존의 총수 일가 규제 체계에 변화가 올 수 있다. 반대로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면 창업자 개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전문적인 법률 자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복잡한 법적 분쟁에서는 민사소송변호사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은 공정거래법의 해석뿐 아니라 회사법, 증권법 등 다양한 법영역이 얽혀 있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쿠팡 측은 ‘총수’ 개념이 모호하다는 점을 들어 공정위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것이고, 공정위는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개인을 총수로 특정할 것이다. 이러한 쟁점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며, 그 결과는 향후 유사한 사건의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사건은 단순히 법리적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 쿠팡의 성장 과정과 시장 지배력, 그리고 공정위의 규제 목적까지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창업자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법인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길 바란다. 앞으로도 관련 동향을 지켜보며 블로그에 정리해볼 생각이다. 예를 들어, 쿠팡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이번 판결이 이커머스 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쿠팡이 승소하면 다른 플랫폼 기업들도 유사한 논리를 내세울 수 있고, 반대로 공정위가 승소하면 창업자 개인의 책임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될 것이다. 어느 쪽이든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쿠팡-공정위 소송을 통해 ‘총수’ 개념의 모호함을 돌아봤다. 법정 공방이 어떻게 전개될지, 향후 기업 규제에 어떤 변화가 올지 흥미롭게 지켜보려 한다.